그이의 당당한 뒷모습이 그려진다.
그이가 지닌 활력과 열정과 가능성을 이미 보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이렇게 바라보는 태도는, 실제로 그가 최상의 자기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따사로운 햇살이 된다. 부드럽지만 힘차게 밀어주는 순풍이 된다.
그러나 누군가를 떠올릴 때 걱정이 앞선다면, 그의 결핍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면, 그의 가여움에 집중하게 된다면, 이는 그의 날개를 꺾고 먹구름을 씌우는 일이 된다.
우리말 '바라본다'는 단어 안에는 바람을 담아 본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바라본다는 뜻의 영단어 'Behold' 역시도, 어떠한 존재be상태로 있도록 붙잡는다hold는 뜻을 담고 있다.
바라본다는 것은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아지는 그 대상이 꽃피어나도록 도울 수도, 시들어가도록 이끌 수도 있다.
헤어진 연인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것은, 그의 아픔과 불행에 무게를 보태는 일이 된다.
불쌍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그가 계속 불쌍하기를 바라면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부족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것은, 그를 영영 모자란 자의 역할에 속박시키는 일이 된다.
부족한 존재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를 부족한 존재상태be로 고정hold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사랑하는 소중한 이를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것일까?
그 답은 무척이나 단순하다.
내가 사랑 안에 있을 때, 즉 나 자신을 깊이 편안하게 수용하고 있을 때, 우리는 타인 역시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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